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산봉우리 아래 홀로 피어있던 민들레 한송이
하늘을 향해 꼿꼿이 고개를 세우고
태양과도 같이 노란 꽃을 피웠다.

봄이 지나가고, 꽃이 지고,
하얀백발이 풍성해지자
툭 하고 꺾어서
훅 하고 불어버렸다.
산봉우리 아래 홀로 피어있던 민들레 한송이

꽃도 지고 줄기도 꺾여버린 고개숙인 민들레야
향기도 잃고, 꿈도 잃고, 삶도 잃었구나.
이제는 네 눈물만이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는구나.

아니야 아니야 
꽃은 사라졌지만, 다 잃은 게 아니야.
향기는 잃었지만, 삶이 끝난 것은 아니야.

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다시 찾아오면
너를 닮은, 태양같이 밝게 빛나는 노란 꽃들이
네가 사랑했던 이 땅위에 가득 피어날꺼야.

그 때가 되면
동, 서 하나가 되서
노란 꽃이 만개한 그 땅에 서서
너를 닮은 노란 봄 볕을 뜨겁게 맞이할꺼야.




당신께서 꿈꾸셨던 '사람사는 세상', 잊지 않고 기억하면서 살겠습니다.
이제 편히 쉬세요...